스팁토니 누명 스팁토니 누명 때는 겨울이었고 온통 추웠다. 온 몸에 서리는 한기를 뚫고 사건은 매서운 눈보라처럼 닥쳐왔다. 스티브 로저스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차갑고 눅눅한 땅바닥에 드러누운 자신을 발견했다. 12월, 체온에 녹아내린 눈이 추위에 얼어붙고 하길 몇 번을 거쳤는지 그가 바닥에서부터 얼굴을 들어낼 때 살점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어지러움이 컸기에 고통은 덜했다. 스티브는 자신이 외딴 장소에 버려져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눈에 희게 덮인 들판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도시의 흔적에 스티브는 의아하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어떤 것도. 하지만 버려졌다 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왜일까. 그는 자신의 단어 선택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소리 없이 방황했으나 결국 답은 주어지지 않았다. 스티브는 우선 걸었다.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