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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뱃 네임버스 1 아서뱃 네임버스 아서 커리가 발현한 것은 그가 열 세살 쯤이었을 것이다. 하프 아틀란티언의 발현은 계절의 변화처럼 매우 조용하고 또한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침에 눈을 뜬 어린 아서는 자신의 등이 이상하게 근지러운 것을 느끼며 거울을 본다.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발현된 그것은 어린 아서 커리가 이해할 수 없는 모종의 그림과도 같았다. 당시 아서는 여전히 그의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을 때였고, 고대의 아틀란티스 언어라곤 전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걸 보며 이제 그도 성인이 되어가는 거라며 웃었고 때가 되면 그 이름의 주인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그의 아버지가 그러했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름의 속박은 풀기 힘든 행운이며 또한 속박이고 그걸.. 더보기
할ts뱃 할ts뱃구님 생일축전~미완 예전 하나 조금 묘하다고 생각한 일이 있긴 했는데 아주 특별난 일은 아니었기에 그냥 넘겼던 적이 있었다. 저스티스 리그에 서로를 향한 불신의 씨앗이 움트고 있을 무렵, 가장 먼저 시크릿 아이덴티티를 공개하길 제안한 자는 브루스 웨인, 배트맨이었다. 그는 카울을 벗고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CEO인 베아트리체 웨인과 남매 사이라고 주장한 브루스 웨인은 그녀의 이목구비를 거의 고스란히 가져다 놓은 듯한 얼굴에 짧은 커트를 가진, 보기 드물게 잘 생긴 미청년이었다. 대외적으로 베아트리체 웨인에게 남자 형제가 있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브루스 웨인의 정체는 그만큼 놀라운 것이었고, 그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는 사실은 저스티스 리그에 있어서 .. 더보기
할뱃 옴므파탈 5 노잼주의 그냥다주의 술렁거림은 배트맨이 잠시 리그를 떠나게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멈췄다. 모종의 일로 바쁘다고 했다. 말은 쉽지만, 그렇게 간단하기만 한 일은 아니란 걸 다들 짐작할 수 있었다. 원래 말이 많은 자는 아니다. 알고는 있어도 섭섭한 기색을 지우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보인다. 캐물어봤자 소용 없다는 걸 아는 게 다행. 배트맨은 그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떠난다. 카울 밑으로 드러난 아랫얼굴은 잠깐의 이별을 고할 때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덧붙이자면 전에 느꼈던 그 어떤 메스꺼운 유혹의 기미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할은 혀를 내두른다. 남자는 그가 언제 배트맨이 되어야 하는지 또는 브루스 웨인이 되어야 하는지, 혹은 그 사이의 짐작하기 힘든 일종의 창녀가 되어야 하는지 너무나.. 더보기
아서뱃 단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딕ts뱃 단문 딕뱃 단문 반복 학습이라고들 한다. 여러 번 거치는 과정에서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것을 말한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아프다 아프다 생각하다가도 그것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증에 무뎌지고, 둔감해진다. 피를 보고도 아무런 감흥이 들지 않는 것이라던가 하는. 혹은 제 살점이 떨어져 나가 너덜거리는 모습이라던가, 통알에 궤뚫린다거나 뼈가 부러진다거나. 고통의 종류는 갖은 방법으로 그를 마주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위험이라는 명사는 그저 추상적이기만 한 개념이 아닌, 보다 더 현실적이고 아슬아슬한 모습을 띈 것이었다. 베아트리체 웨인은 순간 따끔하게 느껴지는 고통에 미간을 슬쩍 찌푸렸다. 입술에 스치기만 한 머그잔을 도로 내려놓은 베아트리체는 그 손으로 제 입가를 매만졌다. 아랫 입술을 검지로.. 더보기
아서뱃 단문 아서뱃네임버스 "이해가 안되는군." 배트맨은 단조롭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비록 카울에 가려 보이지 않았으나, 제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상대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배트맨은 원래 궁지에 몰리지 않는 자이지만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벽에 등을 대고 있었으며, 제 앞에서 버티고 선 철갑 옷을 입은 비인간으로 인해 이 대화로부터 쉽게 빠져나가기 힘들어 보였다. 다른 리거들은 그들을 흘끔거렸으나 차마 말리거나 끼어들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최근들어 점차 심해지고 있는 이들의 마찰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쿠아맨은 배트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남자의 얼굴 옆 벽을 짚은 손을 떼지 않은 채 그에게 조금 더 몸을 기울였다. 준수한 눈.. 더보기
할뱃 약육강식 할뱃 The Law of the Jungle 새벽 댓바람부터 할을 깨운 건 문자 한 통이었다. '크로스비. 2104. ASAP.' 몇 개의 단어 아닌 단어들의 조합은 단도직입적이고 명료했다. 그런 종류의 문자를 수십 번 받아본 적 있는 할은 발신인을 굳이 확인하지 않는다 해도 이 때 아닌 문자가 누구에게서 온 건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끄응. 신음한 할은 핸드폰을 한 쪽에 툭 던지곤 양손으로 거칠게 마른세수를 한 뒤 몸을 일으켰다. 이미 샤워실로 향하고 있는 그는 이런 상황에 기계적으로 반응할 만큼 아주 익숙해져 있었다. 밖은 아직 새벽바람에 쌀쌀한 데다 해조차 완연히 뜨지 않아 푸르스름한 하늘에 먹먹한 구름이 가득이었다. 다섯 시 사십오 분. 초가을이라 그런지 젖은 머리칼에 바람이 스며 들 때마다 .. 더보기
블랙할뱃 추락 바닥에 얼굴이 뭉개진 배트맨은 숨막히는 소리를 냈다. 카울은 반쯤 부서진 채로 간신히 얼굴의 일부만을 가리고 있는 정도였다. 케블라 수트는 아무렇게나 여기저기 헤어지고 뜯겨져서 상처 나 피흘리는 그의 몸 일부분들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할은 웃었다. 아. 정말 칠흙같은 밤이었다. 배트맨은 연신 바닥을 손끝으로 긁으며 몸부림을 쳐댔다. 팔 다리가 하나씩 부러지고 금이 간 채로 이 정도의 반항을 할 수 있는 걸 보면 역시 만만찮은 상대임이 분명했다. 그래도 인간은 인간. 결국 그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 그가 조잡하게 부리는 인간의 손에서 개발된 조잡한 무기들도 우주적인 힘 앞에서는 가루처럼 부서져내리는 것이다. 할은 손으로 남자의 꿈틀거리는 등근육 위를 지긋이 눌렀다. 그것만으로도 손 밑에서 뼈가 삐.. 더보기
할뱃숲 오만 손톱이 깨졌는지 갈라진 새에서 솟아나는 피가 한웅큼이었다. 브루스는 침착하게 다른 손으로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는데 그 사이에 흐른 피가 손등까지 적실 정도였다. 할은 그가 흰 손수건으로 손가락을 꾹 감싸 쥐는 것까지 흘끔 보다가 혀를 찼다. 그러게 조심하지 않고. 브루스는 대답 없이 손만 움켜쥐고 있다. 흰 색 천이 붉게 물들어갔다. 할은 정장 바지 주머니에 양 손을 찔러넣으며 주면을 둘러 보았다. 연회는 컸다. 샹들리에가 무겁게 흔들리고 샴페인이 즐비하며 향수 내음이 가득했다.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으로서 이런 장소에 와 필요한 정보를 캐내어 가곤 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할 조던은 자신이 그런 일에 연류되어야 할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할은 누구처럼 교묘하게 위장.. 더보기
할뱃 이방인 남자를 처음 만난 곳은 허름한 골목길이었다. 그다지 첫 만남을 갖고 싶을만한 장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거리는 땅거미가 져서 어둑했고 골목길의 바닥은 눅눅했으며, 고담이라는 도시의 이름에 걸맞게 금방이라도 질 나쁜 무리들이 고개를 들이밀 것 같은 음산한 범죄의 냄새가 풍기는 장소였다. 남자의 존재는 그 곳에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아서 마치 다른 세계의 사람을 그 곳에 억지로 데려다 놓은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건, 동시에 남자는 마치 그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처럼 굴었다는 것이다. 그는 골목길에 서서 제 고급 수트가 더럽혀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으며 담벼락에 등을 기대었다. 그제서야 할은 남자의 얼굴에 얼룩진 생채기와 멍 따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어떤 사람이 장소에 존속된다는 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