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파이크 oblitus 1
커크x파이크x칸
Oblitus
-1-
정체되어 있는 시간의 부유.
꿈은 언제나 그러했다. 금방이라도 손 안에 잡힐 듯이 가깝기도 했으며 동시에 너무나도 멀었다. 커크는 종종 꿈을 꾸었다. 그는 가끔 그 안의 주인공이 되어 혹은 제 3자가 되어 꿈 속에서 방랑했다. 매번 달랐다. 누군가가 그의 꿈이라는 물이 담긴 대야를 크게 한 번 휘젓기라도 한 것처럼 탁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기도 했으나 어느 부분은 간혹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을 만큼 소름끼치도록 뚜렷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전부 잔상과 같은 느낌으로만 어렴풋이 각인되어 있을 뿐, 눈을 뜬 후에는 꿈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꿈 속에서 동요하고 몰입해 있었는지와 상관 없이 말이다. 꿈에서 그는 웃기도 했고 울기도 했다. 기뻐하고 좌절하고 또 증오했다. 그는 꿈에 몰입하고 동요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마치 정말로 그 꿈 속에 사는 것처럼, 혹은 그 꿈이 현실이라도 되는 것 마냥, 정신은 완전하지 못하게 부유하고 있었으나 어쩐히 그에 익숙한 기분이 되는 것은 언제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꿈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여느 꿈처럼 그건 드문드문 찾아온다. 가끔은 동일한 꿈을 혹은 새로운 꿈을 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와중의 일관적인 부분이라면, 꿈 속에서 커크는 언제나 같은,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하나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커크는 흔들리는 시선을 내려 자신의 손을 보았다. 잔뜩 긁히고 생채기가 난 손. 다음 순간 그는 자신이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의 주변에서 연속적으로 귀를 울리는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다음으로 깨닫는다. 그래. 그는 꿈 속에 있음이다. 시야에 담기는 모든 장면은 영사기로 보는 것처럼 어딘가 단편적이게 끊어지는 느낌이 있었으나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는 영화와 같이 커크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단호한 확신을 느낀다. 부서지는 유리. 그 너머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쏘아지는 폭격 속에서 커크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마치 그 일을 이미 겪기라도 한 것처럼, 커크는 몸을 움직인다.
비명. 섬광. 시선의 마주침. 그리고...
그는 눈을 떴다.
"......"
뿌옇게 시야가 돌아온다. 방 안. 그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묽은 햇빛에 어둔 방 안은 희멀겋게 물이 들었다. 시계는 다섯 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커크는 느리게 눈을 몇 번 깜박이곤 작게 한숨을 쉬었다.
역시나, 꿈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심장이 저린 고통을 남겨놓았을 뿐이었다.
어젯 밤을 함께 보낸 여자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샐리 였던가. 혹은 세레나 였던가. 커크는 다시금 잠들지 못했다. 잠이 오지도 않았거니와, 애초에 데려온 것은 자신이었으나 그의 침대를 차지하고 있는 여자에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간혹은 그 누구라도 좋으니 옆에 있어줬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데 한편으론 그런 일회적인 온기에 신물이 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변덕이다. 그는 씻은 후 옷을 갈아입고 티비를 보았다. 아침 뉴스가 끝나고 어린이 용 프로그램이 나올 때 쯤에서야 여자는 일어났고 커크는 그녀를 적당히 구슬려 돌려 보냈다.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는 여자에게는 그저 웃는 것밖에 할 수가 없다. 어쩐지 지친다. 시트를 세탁기에 넣고 커피를 끓이며 그는 창문 밖을 내다 보았다. 오늘도 하늘은 흐렸고 곧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물을 먹었다. 아마도 겨울 내내 이럴 것이었다.
커크는 맨해튼 시내에 위치한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집에 살고 있었다. 부유한 동네는 아니었으나, 맨해튼의 도심에 있는 번듯한 아파트에서 산다는 것 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아니,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잘 산다는 축에 속한다고 해야겠다. 내부는 넓은 스튜디오와 같았다. 침대와 주방, 다이너 테이블과 거실까지 모두 한 공간에 있었다. 하지만 전혀 좁다는 느낌은 없다. 물건 역시 가장 필요한 것을 제외하면 잡기가 없다시피 했기에 더욱 넓어 보이는 것도 있었다. 벽면은 흰 색 페인트 칠이 되어 있어 창문으로 빛이 들어올 때면 창틀의 그림자가 벽면에 뚜렷한 검고 흰 줄을 그리기도 했다. 커튼은 라벤더 색이었다. 창 밖으로는 이와 비슷한 아파트들이 밀집되어 있는, 맨해튼의 시내에서는 보기 힘든 정갈한 거리가 내려다 보였다. 그가 이사하기 전 리노베이션을 마쳤다는 집에서는 아직까지도 희미한 페인트 냄새와 새 가구 내음이 났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완벽한 집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혹은 그저 저가 그렇게 느낀 걸지도 몰랐다.
커피를 마시며 그는 패드로 스케쥴을 체크했다. 습관적인 것이었다. 아이오와에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한 주 동안의 일정을 비워둔 상태였다. 사실 그런 이유로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쉬는 경우는 없다시피 했으나 근 삼 주 간 커크는 조금 심하다시피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모든 비행들을 떠맡아 하곤 했기 때문에 에이전시에서도 별다른 말 없이 흔쾌히 그의 부재를 수락해 주었다. 프리 랜서나 다름 없었기에 맥코이는 커크가 너무 쉽게 놀고 먹으며 일한다고 항상 투덜거리곤 했다. 매일같이 일에 시달려야 하는 의사의 투정 정도 쯤이야 받아줄 수 있었다. 돈만 넉넉하게 벌 수 있으면 어찌되든 좋은 것 아닌가. 애초에 돈을 목적으로 시작한 일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스케쥴러를 확인하던 그는 문득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칸을 발견하곤 미간을 찌푸렸다.
[오전 열한 시. 렉싱턴 빌딩 3층.]
날짜는 분명 오늘이다.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커크는 이틀 전엔가 있었던 맥코이와의 전화 통화를 떠올린다. 아, 그 때 분명 도무지 상담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저를 대신해서 카운슬링 약속을 잡았다고 말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커크는 시계를 확인했다. 열 시 사십 분이었다.
저를 생각해주는 친우의 마음은 고맙기는 하나 커크는 사실 이번 일에 관해서는 맥코이가 너무 제멋대로 였다고 생각했다. 분명 짐 커크가 술에 거나하게 취해 있을 때를 맞춰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았다는 사실을 알려 그가 엉겹결에 알았다 대답하는 것을 노린 것일테다. 매일 스케쥴을 확인하는 커크의 성미도 잊지 않았을 거고. 역시나, 커크가 막 집에서 나왔을 때 맥코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분명 그가 상담에 갔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리라. 도착했냐? 라고 묻는 목소리에 가는 중이야 라고 대답하자 한숨이 들렸다. 최근 맥코이는 한숨이 지나치게 잦았다. 대충 전화를 끊으며 커크는 점퍼를 여몄다. 날은 그렇게 춥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서늘해서 코 끝이 시큰거렸다. 거리는 이미 출근 시간이 지나 분주하진 않았고 그래서 커크는 조금 더 걸음을 늦추었다. 사실 가지 않아도 되긴 하였다. 어찌 되었든 상담을 듣고 말고는 그의 선택이 아닌가.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맥코이로 하여금 매년 찾아오는 그의 침체기에 대해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 번 쯤 가는 시늉은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꼭 선심이라도 쓰듯이.
"예약 하셨나요?"
리셉션의 나이 지긋한 여자가 물어와 커크는 그의 이름을 말했다. 커크. 제임스 커크입니다. 그녀는 타자를 두들겨 그의 이름을 찾으면서 밖의 날씨가 춥다는 둥의 말을 걸어왔다. 사람 좋은 인상의 그녀를 보며 아마 손님으로 하여금 편안한 기분을 들 수 있도록 할만 한 외모라 리셉셔니스트로 뽑힌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예약 시간보다 십 오 분이나 늦었기에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했다. 커크는 자리에 앉아 기다리며 클리닉 내부를 둘러 보았다. 히터가 돌아가는 공간은 먼지 하나 보이지 않게 정돈되어 말끔했고 화분이 군데군데 놓여 있었다. 손님은 그 외에 가족처럼 보이는 어머니와 어린 남자아이가 전부였다. 그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낮은 음악이 흘러 나왔는데 가수의 목소리는 익숙하나 누구인지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그 박자에 맞춰 무릎 위에 올린 손가락을 까닥거리고 있을 때 진찰실의 문의 열리며 한 남자가 나왔다. 남자는 젊은 편이었다. 그는 차트를 리셉션으로 넘겨 주며 여자와 몇 마디를 나누곤 대기실을 둘러 보다 커크와 눈을 마주쳤다. 커크는 그가 자신에게 곧 정신적 조언을 나눠줄 담당 의사라는 것을 확신했다.
"제임스 T. 커크?"
미들 네임까지 부르는 걸 보니 꽉 막힌 성격이지 싶다.
"예. 닥터 스팍?"
"맞습니다. 들어오십시오."
방 안은 비교적 따스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다. 그건 닥터 스팍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라 커크는 그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꽤나 노력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외모로만 보았을 때 스팍은 정신과와 같은 종류의 사람과 교감을 필요로 하는 일보다는 사무직에 어울렸다. 흰 셔츠에 면바지는 상담사로서 조금 심하지 않나 싶다. 커크는 자신의 점퍼를 벗어 걸어두고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스팍은 그의 대각선에 있는 의자에 앉았는데 너무 멀지도 하지만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 그는 단정하게 정리된 손 끝으로 펜과 차트 같은 것을 정리하여 한 쪽으로 밀어 놓더니 커크를 마주 보았다. 진한 인상과 몸가짐이 고집있어 보였다. 커크 그 역시 고집으로는 누구한테 질 성격은 아니었지만.
"친구분이 대신 접수를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미스터 커크."
"사실은 올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가 걱정이 많은 녀석이라서."
스팍은 잠시 그를 응시했다. 표정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얼굴. 웃음 한 번 짓지 않는 상담사라니. 나름 재밌다고 생각했다. 스팍은 집중하듯이 반듯한 허리를 앞으로 조금 숙였다.
"친구분이 어째서 걱정을 하신 거죠?"
"가끔 조금 센티멘탈해질 때가 있는데 내가 조울증에 걸렸다고 생각하나봐요. 다들 계절 타고는 하잖아요?"
"본인이 조울증에 걸렸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뇨."
단호하게 말하곤 커크는 테이블 위에 놓인 화분을 보았다. 선인장이었다. 선인장은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해도 죽는 경우가 드물다 들었다. 스팍은 그런 커크를 주시한다. 그는 차분한 시선으로 젊은 남자가 입은 카키색의 스웨터나 청바지, 워커 등을 보았고 조금 헝클어진 금발을 보다가 무릎 위의 양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는 아무 이야기나 해 달라고 말했다. 선인장을 보고 있던 커크는 예? 하고 멍청하게 되물었고 그에 스팍은 표정이나 목소리의 변화 없이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커크는 소파 등받이로 털썩 등을 기대며 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이 상담에 진지하게 임할 마음은 없었으니 대충 시간만 떼우가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맥코이에게는 이 딱딱한 상담사가 얼마나 재미없고 사무적이었는지 일일히 말해줄 것이다.
"흐음. 글세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말해 주십시오."
"닥터는 이런 일보다는 은행이나 증권 거래소에서 일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스팍은 눈썹을 조금 휘었지만 딱히 기분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말은 종종 듣습니다만 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미스터 커크 본인에 관한 것 말입니다."
역시나 재미 없는 사람. "뭐가 좋을까요. 전 파일럿입니다. 맨해튼에서 산지는 횟수로 몇 년 되지 않았고요. 따듯한 남유럽에 가는 걸 좋아하죠."
"좋은 시작입니다."
"처음부터 파일럿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아버지가 파일럿이었거든요. 어머니는 항상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죠. 얼마나 대단한 분이셨다. 정말 곧고 바른 분이셨다. 이런 식상한 이야기들이었죠. 아버지는 사진으로밖에 본 적 없는 나로써는 나이가 들 수록 공감하기 힘들어졌고, 어릴 땐 그런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뛰곤 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파일럿 코스를 밟고 있더군요. 사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기도 했지만......"
그는 문득 입을 다물었다. 생각보다 말은 쉽게 나왔고 커크는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은 제 자신에 놀랐다. 솔직하게 말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입술을 붙인 채 표정이 굳은 커크를 보던 스팍이 물었다.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도 됩니까?"
"돌아가셨어요. 비행기 착륙 사고로."
"유감입니다."
"이륙과 착륙 시에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나죠. 비행기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걸로 판단 되었더군요. 소형 비행기였고 다행인지 뭔지 아버지 혼자 테스트 비행을 하고 계셨기에 다른 피해자는 없었고, 예. 그랬다는군요."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이라는 전제 하에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있죠."
한때는 수없이 생각해 보았다. 만약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조지 커크가 살아있었다면, 짐 커크와 위노나 커크가 어떻게 살았을지에 대해. 가질 수 없는 걸 갈망하는 듯이 그가 다른 아이들처럼 아버지라는 존재와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것들에 대한 상상이라던지 혹은 원하지도 않았던 양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거라던지 따위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모든 희망적인 사념은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커크는 현실을 직시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현실에 안주해야 한다. 되돌아오지 않을 꿈을 꾼다는 게 무슨 소용인가.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 만큼이나 어머니는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비록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봤을 지는 모르는 노릇이나 적어도 커크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갈망하거나 한 적은 없었다. 그 필요를 느낄 수 있는 대상조차 없었으니. 커크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지친 듯 손 끝으로 미간을 문질렀다.
"한 번 본 적도 없는 사람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건 참 이상한 기분이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커크에 스팍은 여전히 동요 없는 표정을 한 채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시선으로 쫓았다. 그리곤 서술하듯 말했다.
"여전히 꿈에 쫓기고 있군요."
커크는 고개를 들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뇌리에 어젯 밤 꾸었던 기억나지 않는 꿈이 떠올랐다. 하지만 스팍이 그것에 대해 말할 리는 없었다. 커크는 누구에게도 그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스팍은 계속했다.
"알지 못하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이 당신의 과거라 믿고 있지는 않으나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을 듯 합니다. 가족의 문제 역시 그것의 큰 부분을 차지하곤 하고요. 인간의 뇌는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무의식 속에서 잠재되어있는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합니다. 미스터 커크, 가능하다면 빠른 시일 안에 다시 한 번 더 찾아와..."
스팍은 잠시 눈을 크게 뜨다가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조용해진 상담실 안에 짐 커크가 빠져나간 문만이 삐걱이고 있었다.